티스토리 뷰

 

시골로 가면 집값 걱정 없이 여유롭게 살 수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한때 그렇게 막연히 상상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귀촌을 결심한 청년들의 이야기를 가까이서 들어보면 현실은 꽤 다릅니다. 2026년 7월, 청년의 산촌 정착을 법적으로 뒷받침하는 개정안이 발의됐습니다. 이 법이 생기면 뭐가 달라지는지, 그리고 정말 충분한지 솔직하게 짚어봤습니다.


귀산촌인, 왜 지금까지 제도의 사각지대였을까요

저도 알고리즘에서 귀촌 브이로그를 꽤 자주 봅니다. 신혼부부가 트럭 하나 빌려서 짐 싣고 산골 마을로 들어가는 영상인데, 처음엔 낭만적으로 보이거든요. 그런데 그 채널들을 계속 팔로우하다 보면 6개월쯤 지나서 분위기가 확 바뀌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귀산촌인(歸山村人)이란 도시 생활을 접고 산촌 지역으로 이주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쉽게 말해 귀농·귀촌의 산촌 버전인데, 일반적인 농촌 귀촌보다 정보도 적고 인프라도 훨씬 부족한 경우가 많습니다. 현행 '임업 및 산촌 진흥촉진에 관한 법률'은 임업 분야의 고용 창출이나 창업 활성화 지원 조항은 있었지만, 청년이 실제로 산촌에 이주해 뿌리내리도록 돕는 조항은 빠져 있었습니다.

예전 직장 상사 한 분은 이른 은퇴를 하고 귀촌을 했는데, 처음에 저렴한 임대주택을 기대하고 들어갔다가 크게 당황했다고 합니다. 빈집은 눈에 보이는데 임대로 내놓는 집이 거의 없었고, 겨우 구한 집도 수리비가 예상의 두 배를 넘었다고 하더라구요. 법적으로 임대주택 제공 근거 자체가 없으니 지자체도 손을 쓸 수 없었던 겁니다. 이번 개정안은 바로 그 빈틈을 채우겠다는 시도입니다.

  • 현행법: 임업 고용·창업 지원 조항 존재, 청년 이주·정착 지원 근거 부재
  • 문제: 빈집은 있지만 임대 매물 부족, 초기 수리비 과다 발생
  • 결과: 정착 초반 생활비 압박으로 도시 복귀 사례 속출
요약: 기존 법에는 청년 귀산촌인을 위한 이주·정착 지원 근거가 없어, 의지가 있어도 제도적으로 버티기 어려운 구조였습니다.

 

이번 정착지원 개정안, 뭘 담았고 뭐가 빠졌나요

국민의힘 임종득 의원(경북 영주·영양·봉화)이 2026년 7월 7일 대표발의한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40세 미만 청년 귀산촌인을 대상으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정착지원을 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새로 만드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임대주택 제공, 창업비 지원, 정착지원금 지급, 직업교육 네 가지가 명시됐습니다.

지방소멸(地方消滅)이라는 단어가 이제 낯설지 않죠. 여기서 지방소멸이란 출생률 하락과 청년 유출이 맞물려 지방 행정구역 자체가 기능을 잃어가는 현상을 뜻합니다. 행정안전부가 지정한 인구감소지역은 2024년 기준 89개 시·군·구에 달하며(출처: 행정안전부 인구감소지역 지정 변경 고시), 산촌 지역은 그중에서도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축에 속합니다. 이 맥락에서 이번 법안의 방향 자체는 맞다고 봅니다.

다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직 발의 단계이다 보니 정착지원금이 얼마인지, 임대주택을 몇 호 공급하는지 같은 구체적인 수치가 전혀 없습니다. 귀농·귀어 분야에는 이미 귀농인 주택수리비 지원, 영농정착지원금 같은 개별 사업이 운영 중인데(출처: 똑똑! 청년농부), 귀산촌 분야는 그런 세부 사업 설계가 아직 뒤따르지 않은 상태입니다. 법은 예산과 실행 계획이 붙어야 실제로 힘을 발휘하기 때문일까요.

 

요약: 개정안은 임대주택·창업비·정착지원금·직업교육 네 가지 지원 근거를 신설했지만, 구체적인 금액과 시행 시기는 아직 미정입니다.

 

지방소멸 문제, 법 한 장으로 해결될까요

저는 이 개정안을 지방소멸 문제의 완전한 해법이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제도적 발판을 놓는 첫 단추 정도로 보는 게 현실적입니다. 왜냐하면 청년이 산촌에 머무르게 만드는 건 지원금 한 번이 아니라, 그 마을 안에서 오래 살아갈 수 있는 환경, 즉 생태계가 만들어지느냐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임업진흥(林業振興)이란 산림 자원을 활용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고 산촌 지역에 일자리와 소득을 만드는 정책 방향을 말합니다. 쉽게 말해 나무 심고 베는 일 너머로, 산림 치유, 목재 가공, 임산물 유통 같은 분야에서 청년이 먹고살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현장에서 만나는 청년들은 "지원금보다 이 마을에서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을 더 많이 합니다.

귀산촌 정착률을 실질적으로 높이려면 직업교육의 내용이 현장과 맞아야 하고, 마을 공동체와의 연결 고리도 필요합니다. 법이 국회 심사를 통과하는 과정에서 예산 규모와 시행 체계가 얼마나 구체화되는지를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요약: 임업진흥 차원에서 청년 정착을 돕는 방향은 옳지만, 실효성은 예산과 현장 맞춤형 실행 계획이 뒷받침될 때 비로소 만들어집니다.

 

이것은 알고 가죠.

Q. 귀촌을 앞두고 있는데, 지금 당장 지원 신청할 수 있나요?

A. 이번 개정안은 2026년 7월 기준 발의 단계로 아직 국회 심사가 남아 있습니다. 법이 통과되고 시행령이 만들어져야 실제 신청 창구가 열리므로 지금 당장 이 법안으로 지원받기는 어렵습니다. 현재 귀산촌과 관련된 기존 귀농·귀촌 사업 정보는 귀농귀촌종합센터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Q. 40세 미만이면 누구나 해당되나요?

A. 개정안에서 지원 대상은 '40세 미만 청년 귀산촌인'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다만 세부 요건(거주 기간, 소득 기준 등)은 법 통과 후 시행령에서 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나이 조건만 보고 미리 단정하기보다는 법안 심사 결과를 지켜보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Q. 산촌에 빈집이 많다는데, 왜 임대 구하기가 어렵나요?

A. 빈집이 많아도 소유자가 고령이거나 외지에 살아 임대 의사가 없는 경우가 많고, 내놓더라도 수리 상태가 좋지 않아 초기 비용이 크게 드는 구조입니다. 이번 개정안이 임대주택 제공을 법적 근거로 명시한 게 의미 있는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고, 실제로 공급이 이어질지는 지자체의 예산 집행 의지에 달려 있습니다.

 

Q. 귀농과 귀산촌은 어떻게 다른가요?

A. 귀농은 농사를 짓기 위해 농촌으로 이주하는 것이고, 귀산촌은 임업·산림 관련 활동을 기반으로 산촌 지역에 정착하는 것을 말합니다. 지형상 농경지보다 산림 비중이 높고, 임산물 채취나 목재 관련 업종이 생계와 연결됩니다. 귀농에 비해 관련 지원 사업이 훨씬 적다는 게 지금까지의 현실이었습니다.

 

이번 생각 개입

이번 임업 및 산촌 진흥촉진법 개정안의 방향은 맞습니다. 임대주택, 창업비, 정착지원금, 직업교육을 법적 근거로 묶어놓은 건 지금까지 없던 첫 발걸음이고, 저는 그 자체에 의미를 둡니다. 다만 법이 통과된다고 산촌에 청년이 갑자기 몰려오진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귀산촌 청년들의 정착을 가로막는 건 제도의 부재보다 정착한 뒤에 그 마을에서 살아갈 수 있는 구조가 없다는 현실적인 문제일 수 있기 때문이죠.

앞으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예산 규모와 지원 단가, 지자체 실행 방안이 얼마나 구체화되는지를 꼭 확인해보시길 권합니다. 발의 소식에 기대를 품었다가 흐지부지되는 일도 있으니까요. 이 법이 진짜 힘을 갖는 시점은 예산이 붙고 시행령이 나오는 날이라는 걸 잊지 말아요.

 

참고: https://www.hidomin.com/news/articleView.html?idxno=712250